치솟는 몸값, 그 끝은 어디인가
프로스포츠의 발전과 함께 스포츠 스타들의 몸값도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이들은 일반 샐러리맨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높은 연봉을 받는다. 그래서 스포츠 재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박찬호, 박세리, 이승엽, 박지성 등 각 종목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은 명성뿐 아니라 부도 크게 쌓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의 몸값 인플레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유럽에도 베컴 같은 축구스타들의 몸값이 해마다 치솟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역시 아무것도 아니다. 프로스포츠가 가장 발달한 나라답게 미국의 스타급 선수들의 연봉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
NBA의 경우 연봉 톱 30걸에 들면 무조건 1년에 100억 이상씩 받는다고 보면 된다. 메이저리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고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001년 자유계약 선수가 되면서 10년간 총 2억2,500만 달러(약 2,250억 원)를 받았다. 2위인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도 10년간 1억8,900만 달러를 받고, 3위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도 8년간 1억6,000만 달러를 받는다. 1년에 200억 원씩 받는다는 얘기다.
1년 연봉이 200억 원이라니? 정말 상상이 안 가는 액수다. 이 정도 되면 개인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언제부터 이렇게 높은 연봉을 받았을까? 스포츠 선수들이 본래부터 이렇게 큰돈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연봉이 오늘날처럼 치솟은 것은 선수노조, 자유계약제도, 선수에이전트의 등장과 함께 전반적으로 스포츠 산업이 팽창한 데서 기인한다.
1956년만 해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의 연봉은 전체 리그 수익의 13%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1999년에는 선수들의 연봉이 무려 60%를 차지했다. 또 2000년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140만 달러(1억4천만 원)였는데, 이것은 1974년의 4만1천 달러(4,100만원)에 비해 무려 3배나 늘어난 수치다. 미국인들의 75%는 스포츠 선수들이 너무 많은 연봉을 받는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일반노동자들의 임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데, 선수들의 연봉은 치솟아만 가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드는게 당연하다.
선수들의 고액 연봉은 선수와 팬들 사이에 괴리감도 더 키우고 있다. 1947년만 해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1만 달러(1,100만원)였는데 이는 일반근로자 임금의 약 4배 정도의 금액이었다. 선수들이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기간이 짧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근로자의 4배 정도는 이해할 만하다. 그런데 1999년에는 무려 56배로 뛰었다.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57만 달러로 오른 데 반해, 근로자 임금은 평균 2만8천 달러에 그쳤다. 선수들의 연봉이 얼마나 급격히 상승했는지는 잘 보여주는 수치다.
이렇게 선수들 연봉이 치솟은 것은 지난 76년 자유계약제도, 즉 프리에이전시(Free Agency) 도입이 결정적이었다.(미국에서 프리 에이전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 MLB : 6년, NBA : 5년, NFL : 4년, NHL : 4년) 이때부터 자유계약이 된 선수들은 천문학적인 액수의 연봉을 받기 시작했다. 여기에 에이전트들의 가세도 한몫을 했다. 에이전트들은 선수를 대신해 엄청난 계약을 이끌어내며 몸값 인플레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고액의 몸값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불과 5%에 불과하다. 나머지 95%는 메이저리그의 최저 연봉(20만 달러)을 받거나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뒤 선수생활을 그만두게 된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활동기간은 고작 4년. 겉으로 보기엔 슈퍼스타들을 중심으로 몸값이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지만, 대다수 선수들은 적은 연봉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연봉의 극단적인 양극화라고나 할까.
참조 : 구단 운영에 뛰어드는 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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