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구장 이름 팔아먹는 사업

스포츠 경기장 전경

스포츠 구장 이름 팔아먹는 사업

보잘것없고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을 그럴 듯한 상품으로 포장해 높은 가격에 팔아먹는다면 이것이야말로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스운 얘기로 한 신발 회사에서 두 명을 나란히 아프리카에 보냈더니 한 사람은 “대부분 사람들이 맨발로 생활해 그쪽 시장에 신발을 팔아먹긴 힘들다.”고 보고한 반면, 다른 사람은 “그곳 사람들 모두에게 신발을 신길 수만 있다면 엄청난 대박이 될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한다. 누구에게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는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말없이 흐르는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은 한국 비즈니스맨의 원조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요즘 미국 스포츠에도 우리의 봉이 김선달처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무에서 유를 창조해 막대한 부를 창출해내는 사업이 갈수록 관심을 끌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스포츠 구장 이름을 팔아먹는 사업이다. 즉, 스포츠 구단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구장 이름의 사용권을 팔아 연평균 20억원 이상의 막대한 가외 수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요즘 미국의 기업들 간에 경기장 이름을 사는 것이 이상 과열 경쟁을 일으킬 정도로 웬만한 경기장의 이름 사용권은 다 팔려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스포츠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대학 경기장들까지도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저마다 자사의 이름을 넣으려고 안달이 날 정도다.

주요 기업들만 보더라도 아메리카 에어라인, 아메리카 웨스트, 델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등의 항공회사를 비롯해 코카콜라, 펩시 등의 음료회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뱅크 원, 시티즌 뱅크 등의 은행, 도요타, 포드, 제너럴모터스 등의 자동차회사, 페덱스 등의 운송회사, 오피스 디포, 스테이플 센터 등 문구용품회사, 내셔널 와이드 보험, 레이몬드 제임스 파이낸셜 같은 금융회사, 쿠어스, 버드와이저 등의 맥주회사, 콤팍, 휴렛 팩커드 같은 컴퓨터 회사, 질레트와 같은 면도기회사, 타켓 같은 유통체인, US 셀룰라 같은 통신회사, 심지어 페트코와 같은 애완동물용품회사까지도 경쟁적으로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며 구장 이름 사용권을 확보하고 있다.

팀들이 기업들에게 이름 사용권을 내주면서 받는 돈은 한 해 평균 220만 달러(약 22억 원). 적게는 10-20억 원 하는 것도 있지만, 비싼 것은 한 해에 70억에서 100억 원까지도 호가한다. 한 예로 박찬호가 소속된 텍사스레인저스 구장 이름을 아메리퀘스트 캐피탈회사에 팔아 연간 250만 달러(25억 원)의 수익을 내고 있다. 구장 이름은 이 회사의 이름을 딴 아메리퀘스트 필드라 불린다. 하지만 이 정도 금액은 약과다. NFL 애틀랜타 호크스는 구장 이름을 로얄 필립스 전기회사에 팔아 이름을 필립스 어리나로 바꾸는 대가로 연간 930만 달러(약 93억원) 가량을 받고 있다. 계약 기간은 총 20년으로 총액은 무려 1억6,800만 달러 (약 1,680억 원)에 달한다. 달랑 이름 하나 쓰면서 1천억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구장 이름을 팔아 연간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리는 팀은 NFL 휴스턴 텍산으로 릴라이언트 에너지회사에 이름을 팔아 연간 1천만 달러(약 100억 원)를 받고 있다. 이 팀도 2002년 계약을 맺을 당시 2032년까지 30년 장기계약을 맺었고, 총액은 무려 3억 달러(3천억 원)에 달한다.

NBA 달라스매버릭스 팀도 구장 이름을 아메리카 에어라인 항공사에 팔면서 연간 6,500만 달러(약 65억 원)를 챙기고 있는데, 이 역시 2001년 계약 당시 2031년까지 30년 장기 계약을 맺어서 총액은 무려 1억9,500달러(약 1,950억 원)다.

달랑 구장 이름 하나 빌려 쓰는데 1천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붓는 기업은 이 밖에도 더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텍사스 휴스턴 구장의 이름을 도요타 센터로 바꾸는 대가로 20년간 1억 달러(1천억 원)를 주기로 했고,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소속된 LA레이커스의 홈구장 스테이플 센터는 문구회사 스테이플이 20년간 역시 1억 달러(1천억 원)를 주고 산 이름이다. 코카콜라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홈구장을 자사 브랜드인 미뉴트 메이드 파크로 바꾸면서 28년간 총 1억7천만 달러(약 1,700억 원)란 거금을 주기로 했으며, 필라델피아의 금융기업인 링컨 파이낸셜그룹도 지난해 NFL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필립스의 홈구장을 링컨 파이낸셜 필드로 바꾸며 20년간 1억3,960만 달러(약 1,400억원)에 계약을 했다. 이 가운데 가장 비싸게 팔린 구장이름은 NFL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운송회사 페덱스에 판 2억500만 달러(약 2천50억 원). 27년간의 장기계약으로 연간 760만 달러(76억 원)를 구단에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쯤되면 ‘달랑 구장 이름 하나 빌려 쓴다’는 말은 지나치게 그 가치를 과소평가한 표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싸게 주고 산 만큼 그 효과가 보장되는 걸까?

 

참조: 구단 운영에 뛰어드는 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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