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유치하는 국제대회

국제경기가 열리는 스타디움 전경

혈세로 유치하는 국제대회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 요즘엔 국제대회가 참 많다. 한 나라가 이런 국제대회를 치르려면 돈이 많이 든다. 스타디움도 새로 지어야 하고 도로나 건물도 정비해야 하니 많은 돈과 인력이 투입되는 게 당연하다. 특히 스타디움을 새로 짓는 데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 데도 불구하고 각국은 국제대회를 유치하지 못해 안달이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자. 포르투갈은 2004유럽 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며 약 7억3,200만 달러(약 7,320억원)를 새 경기장을 짓는 데 썼다. 2002월드컵 때도 일본이 경기장 보수 및 건립에 4조5천억원 가량을 썼고, 한국도 경기장 10개를 건립하는데 약 2조 원이 투입됐다.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그리스는 아테네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약 100억달러(약 10조 원)를 썼고, 2008년 올림픽을 준비하는 중국 베이징은 현재 약 200억 달러(약 20조 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많은 돈은 다 어디에서 나올까? 이것은 모두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채워진다. 말이 좋아 정부 돈이지 결국 국민들이 내는 세금 아니던가. 그렇다면 국민들의 혈세를 그렇게나 많이 쓸 만큼 효과는 있는 걸까? 대회를 유치하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은 경제적 득실을 꼼꼼히 따져본 것일까?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한국은 2002월드컵을 통해 경제적인 득실을 떠나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를 마련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값진 소득이라 할 수 있다. 경기장을 짓는 데 국민들의 혈세 2조 원이 들었지만, 2002월드컵을 통해 한국을 세계무대에 알리고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는 기회가 되었기 때문에 아깝다고 생각할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나라들이 이런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큰 대회를 유치해 놓고 들러리만 서는 경우도 많고, 대회가 끝난 뒤 빚만 잔뜩 남는 나라도 많다. 결국 부담은 고스란히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더 심한 경우는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경기장까지 다지어 놓았는데 막상 유치에 실패할 때다. 미국 LA의 콜리세움 경기장이나 시카고의 솔저 필드 등은 국민의 세금으로 경기장을 지어 놓고도 유치에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런데 이런 실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제대회 유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기만 하다. 하지만 대회유치에 열을 올리기에 앞서 좀 더 면밀한 조사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국가 이미지, 국제사회 위상 제고와 같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구체적으로 입증도 되지 않은 입에 발린 소리보다는 꼼꼼히 경제적 득실을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회 유치와 운영에 들어가는 많은 돈은 결국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참조 :  한국기업들의 축구 마케팅 사례

 

Categorie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