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어느 스포츠 시장이 더 클까

미국과 유럽 어느 스포츠 시장이 더 클까를 나타내는 경기장 모습

한국 스포츠 스타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해외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덩달아 박찬호, 박지성과 같은 슈퍼스타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는 어린 유망주들도 많다.

그렇다면 만약 당신의 아이가 스포츠 다방면에 소질이 많다면 어떤 운동을 시켜야 더 큰돈을 벌 수 있을까. 그런 판단을 내리려면 먼저 장차 미국 스포츠 시장에서 뛸 것인지 유럽 스포츠 시장에서 뛸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할 듯싶다.

미국은 잘 알다시피 야구, 농구, 미식축구 등이 발달했고, 유럽은 단일종목으로서는 축구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다. 즉, 야구나 농구를 하면 미국으로, 축구를 하면 유럽으로 가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야구를 하든 축구를 하든 박찬호나 박지성처럼만 성공하면 큰돈은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야구나 농구로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과 축구로 유럽 무대에서 성공하는 것은 수입에서 큰 차이가 난다.

야구선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코리안드림을 이룬 박찬호. 그의 2005년 연봉은 무려 130억여 원이다. 2002년 당시 LA 다저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적을 옮기며 5년간 6,500만 달러(650억 원)의 장기계약을 한 덕분이다. 이에 반해 최근 한국축구의 영웅으로 불리는 박지성이 세계 최고 명문 클럽이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받는 연봉은 약 37억 원이다. 박찬호와 박지성, 분명 한국의 야구와 축구를 대표하는 양대 스타지만, 실제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놓고 보면 연봉만 따져도 그 차이가 무려 90억 원이 넘는 셈이다.

이 수치는 미국과 유럽 스포츠 시장의 규모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다. 물론 유럽에서도 베컴이나 호나우두처럼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면 한 해 200억원 가량의 연봉을 거머쥘 수 있다. 하지만 축구선수가 10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 반면,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만 유명해도 연봉 100억 원은 쉽게 받는다. 한 예로 미국 NBA 농구에서 연봉 랭킹 30위 안에만 들어도 120억 원정도 된다. 2005년 NBA 최고 연봉자는 샤킬 오닐(마이애미)로 2천만 달러(약 200억 원)인데, 재미있는 것은 연봉 랭킹 30위인 마이클 레드(밀워키)의 연봉도 1,200만 달러(약 12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즉, NBA 최고가 아니라 자기 팀에서 최고 선수만 되더라도 100억원 연봉은 쉽게 거머쥘 수 있다는 얘기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연봉이 100억 원이 넘는 선수는 부지기수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가 260억원, 매니 라미레스(보스턴 레드삭스)가 220억 원, 일본 출신의 이치로도 연봉이 100억 원이 넘고, 웬만한 팀의 간판급 투수 정도도 연봉 50억 원이 넘는 것은 기본이다.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도 애리조나, 보스턴 시절 잘 나갈 때는 40-50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얼마 전 한국계 하인즈 워드의 맹활약으로 한국팬들에게도 친숙한 북미 미식축구리그에도 고액 연봉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실례로 슈퍼볼 MVP였던 톰 브래드(피츠버그)의 연봉은 265억 가량이고, 하인즈워드만 해도 연봉이 645만 달러(약 64억 원)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워드가 슈퍼볼에서 우승과 MVP를 거머쥐며 받은 보너스가 무려 100억 원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축구선수

반면 유럽에서 아무리 날고 기는 축구선수라 해도 이처럼 단 몇 게임을 뛰고 100억 원이 넘는 보너스와 연봉을 받는 선수는 드물다. 베컴, 지단 같은 슈퍼스타나 연봉을 많이 받을 뿐 50억이 넘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축구 스타들의 몇 백억 원 몸값 운운하는 기사는 대부분 선수 연봉이 아니라 구단에 돌아가는 이적료를 얘기하는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미국의 스포츠 시장이 유럽과 비교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규모가 큰 것은 그만큼 스포츠가 잘 발달해 산업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슈퍼볼 30초 TV 광고 하나에 26억 원씩 할 정도로 스포츠가 잘 팔리다 보니 덩달아 선수들의 연봉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미국이 월드컵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이유도 이처럼 내수시장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축구는 세계적인 인기 종목이기 때문에 축구선수로 대성을 한다면 국가의 명예를 드높일 일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리를 취하고 싶다면 축구보다는 미국 스포츠, 즉 야구나 농구를 택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

 

참고: 스포츠 비지니스, 할리우드 영화도 추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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